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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퍼스에서의 사랑이 글이 되고 책이 된 글쓰는 여자, 김얀

2016년 10월 12일

Yan_kim

신작 <바다의 얼굴 사랑의 얼굴>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김얀 작가님을 잘 모르시는 퍼스마당 독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저는 <코스모폴리탄><마리끌레르><하퍼스바자><젠틀맨><한겨레 hook> 등의 잡지와 신문에 연애와 섹스에 관한 글을 시작으로 방송과 강연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글쓰는 김얀 입니다.

워홀 막차로 퍼스에 오셨다던데요? 특별히 퍼스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한국 나이 32살, 생일 일주일 전에 “그냥 혹시 모르니까……” 하고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두었는데, 그 다음 해, 사회적으로는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 제 개인적으로도 서울생활과 일에 있어서 권태감이 들어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었어요.

그때 마침,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생각났고, 이런 것 저런 것 따질 겨를도 없이 바로 호주행 비행기를 끊어 버렸답니다.

호주라고 하면 보통 시드니나 멜버른 같은 동부쪽을 선호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그래서 더욱 서부쪽이 끌렸고, 특히 사막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조금 작은 도시가 평온하고 저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 책에 퍼스에서의 러브스토리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네, 제가 워킹홀리데이 기간 중에 여러가지 일을 했었는데,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 일을 했던 세탁공장에서 만난 J와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어요.

J는 어릴 때 호주로 이민 온 태국 이민자이고 나 보다 나이가 13살이 어린데도 저의 인생에서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이예요.

(그 이야기는 이번에 나온 책 “바다의 얼굴, 사랑의 얼굴”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하하)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독특하다고 들었어요. 원래는 직장 생활을 하셨던 거죠?
저는 학창 시절에 일기도 제대로 써 본 적 없었던 말 그대로 글쓰기에 재능이 제로였던 아이였어요. 책 읽기는 좋아했지만, 그래서 저는 제가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어요.

그래서 대학도 돈 잘 번다는 “치기공과”로 들어갔고, 졸업 후에도 치과 기공소와 치과에서 상담실장으로 계속 일했어요.

그런데 서른살이 되던 해에 갑자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가서 6평 짜리 좁은 원룸에서 글 쓰는 생각에만 빠져 있었어요. 신춘 문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어쨌든 쓰는 사람이 작가다.”라는 말과 함께 블로그와 트위터를 권하더라구요. 그래서 컴맹이던 제가 블로그에 조금씩 글을 올리기 시작하고 당시 트위터에서 신인작가들을 많이 응원해 주시던 남희석씨께 제 글 하나를 보냈는데, 너무 재밌다고 공유해주셔서 갑자기 블로그와 트위터 팔로워가 폭증했어요.

그러면서 잡지사에서 먼저 러브콜이 왔고, 결국 제가 원하던 출판사에서 당시 쓰고 있던 야하고/이상한/여행기 라는 글이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나오게 되었어요.

‘해피퍼스데이’라는 팟캐스트도 운영했다던데 어떤 경험이었나요?
그건 당시 퍼스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생들과 정말로 우리끼리 노는 것을 기록해 두자는 목적으로 만들었던 것이구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정리도 안 되고 정신이 없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제대로 한번 해 보고 싶어요. 그때 <퍼참>에서도 출연을 원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특별한 장비 없이 그냥 제 방에서 아이폰 음성 녹음만 가지고 했기 때문에 누구를 초대하기가 좀 어려워서 (특히 저도 쉐어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늘 제 친구들이 게스트가 되어 주었어요. 덕분에 그때 떨었던 수다들이 음성 파일로 마치 사진처럼 박제되어 있어서 저도 가끔 그때를 추억하려 듣기도 한답니다.

퍼스에서의 경험이 작가로서 글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일단 저는 퍼스에서 1년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때 여러가지 일들로 에너지를 많이 소진하고 굉장히 무력했는데, 퍼스의 따뜻한 태양, 좋은 공기에서 에너지를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곳에서 만났던 젊은 워홀러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같은 것들도 저에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여러가지 막노동(?)을 하면서 정말 노동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 것 같구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작가님의 워홀 경험은 어땠나요? 이제 갓 워홀을 온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처음에 한달 동안은 정말 저와 맞지 않는? 쉐어 하우스를 구해서 아무것도 못 하고 방 안에서만 우울하게 지냈던 기억도 있구요, 하하.

일자리 구하는 것도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여기저기 이력서를 돌리고 다녔는데 무시를 당하거나 하면 속도 상하고 정말 한국에 다시 돌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데 어쨌든 버텨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안정적인 공장잡을 잡기까지 6개월 동안은 진짜 이런 저런 일 하면서 돈도 못 모으고 몸도 많이 상하고 그랬어요. 방송일이든, 글쓰는 쪽이든 어쨌든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는데, 워킹홀리데이 역시 그런 것 같아요.

조만간 다시 퍼스에 오신다고 들었어요. 워홀 후 처음으로 다시 오시는 건가요?
일단 제 남자친구 J가 퍼스에 살고 있기 때문에 6개월 마다 서로 한 번씩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제가 한 번 갈 차례예요. ^^

지난 번에는 3개월동안 고스넬스 도서관에서 열심히 글을 썼답니다. (그 글이 이번에 나온 책이예요)

이번에는 관광비자가 아니라 TAFE을 다니며 공부를 할 지 고민 중이에요.

퍼스에서의 사랑, 그리고 작가를 꿈꾸는 퍼스의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보통 호주에서 만나면 다들 헤어진다고 하는데, 케바케(case by case) 인 것 같아요. 보통 워킹 홀리데이라 하면 외로움 때문에 만나는 사이가 많아서 그런 것 같은데, 원래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 라는 성경 구절처럼 사람일은 모르는 거 잖아요.

저도 저보다 13살이나 어린 태국 남자와 이렇게까지 오래 연인 사이가 될 거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 했어요. 그건 J도 마찬가지였다고 하구요. 하지만, 매 순간 서로에게 솔직하고, 많이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정말 서로의 인생에 소중한 사람이 되어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작가를 꿈꾸는 분들에게는 “일단, 써라. 무조건 써라.” 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저도 그랬지만, 보통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작가가 될 수 있을까?”만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포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먼저 써 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이번에 출간된 <바다의 얼굴, 사랑의 얼굴>에 관해 소개해주세요 ^^
네, 저의 처녀작이었던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 (부제: 야하고 이상한 여행기)> 은 저의 방황하던 20대에 만났던 사람과 그때의 제 모습이 많이 담겨 있어요.

사진은 베스트셀러 “끌림” 으로 유명하신 이병률 작가님이 도와 주셔서 많은 입소문을 만들었는데 13개국 13명의 남자 이야기라는 홍보문구에 욕도 많이 먹었던^^ 책인데요.

이번 책 <바다의 얼굴, 사랑의 얼굴>은 저의 유년 시절의 상처와 서른살이 되어 만났던 ㄷ이라는 남자와 퍼스에서 만났던 J 와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루고 있고, 내용이나 표현 면에서도 전작보다 깊이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
어요. 제 개인적으로도 1년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서 썼기 때문에 후회가 남지 않아요.

특히 표지를 정할 때에는 커튼대학교 디자인과 친구들도 많은 의견을 주었어요. 많은 부분을 퍼스에서 J의 도움을 받으며 썼기 때문에 특히 퍼스에 계신 분들은 그 에너지를 좀 더 잘 느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두 책은 모두 e book으로도 나와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많이 읽어주시고, 리뷰로 많은 의견 남겨 주세요. (리뷰는 제가 꼬박꼬박 챙겨 보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퍼스마당” 독자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매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이예요. 오늘은 과거의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보내는 것 보다 온전히 나의 오늘로 만들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믿고, 목표 하시는 일에 꾸준히 도달해 나가시길 기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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