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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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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 Shean의 Music Story] 너무도 ‘쿨’한 밥딜런 아저씨

Bob

얼마전에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너무도 반가운 뉴스를 접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문학가들과 문학평론가들에게’가장 위대한 미국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밥 딜런 이었지만, 그래도 팝 가수에게 ‘노벨문학상’ 이라는 세계 최고권위의 문학상이 수여될 줄은 몰랐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만큼이나 어리둥절함도 컸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양반이 이 상을 받아주실지 안 받아주실지를 몰라서 애태우던 노벨재단에 결국 전화를 한 통 주셨다는데요, ‘상은 고맙게 받겠지만 시상식에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하셨답니다. 게다가 사유를 물으니 그냥 ‘선약이 있어서…’라고 하셨다는 군요. 그래서 재단 측에서 ‘그럼 수상소감이라도 좀 발표해주십사’ 하고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정말 뼈속까지 저항의식이 가득한 ‘포크락커’ 이십니다.

너무도 인간적인 ‘김광석’ 형님

한국에도 청바지와 통기타로 상징되는 전성기가 있었고 수많은 수퍼스타들이 배출되었지만, 그 마지막을 가장 화려하게 홀로 장식했던 김광석은 ‘쿨’ 하다고 하기엔 너무나 인간적인 면이 많았습니다. 그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처음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고, 나중엔 그 대상과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의 수많은 노래들은 잔잔하지만 힘이 있었고, 서태지의 광풍 속에서도 홀로 천일공연을 성공리에 치러내는 ‘곤조’ 역시 대단했기에, 그의 자살은 믿을 수가 없어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아주 이상한 감정을 만들어 냈습니다.

군대가는 친구들은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고, 그 친구들이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서른 즈음에’를, 옛사랑이 생생각날 때면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틀어놓고 그 가사처럼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손가락으로 ‘사랑해’를 썼다 지우곤 했고, 시집가는 큰 딸들과 부모님들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세상이 녹녹치 않음을 알고 좌절할 때 마다 ‘일어나’를 외쳤고, 떠나 보냈던 꿈들과 친구들을 회상하며 ‘그대 잘가라’며 쓸쓸한 인사를 했습니다. 음악으로 생계를 꾸리며 산지 벌써 수십년이 되었지만, 사는 나라도 바뀌었고 추구하는 음악도 많이 다르다 보니, 실제로 이 형님의 곡을 무대에서 연주할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래는 사는 내내, 내 몸 구석구석에 뼈마디처럼 연결이 되어있다가 다시 떠오릅니다. 수 많은 한국사람들의 인생에 뼈마디처럼 자신의 노래들을 박아놓고 그가 자살을 했다는 것이 아직도 잘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밥 딜런이 세계최고의 음유시인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이 때, 저는 왜 자꾸 김광석이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유튜브에서 그의 공연영상이 없나 찾아서 듣던 중 그의 멘트 하나가 또 한 번 가슴에 카운터펀치를 날립니다.

“문명이 발달해 갈수록 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다치고 있어요. 그 상처는 누군가 반드시 보듬어 안아야만 해요. 제 노래가 힘겨운 삶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비상구가 되었으면 해요”

‘조금만 더 살았더라면’ 하는 비운의 천재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그가 지금껏 살아있었다면 오늘 그가 노벨평화상을 받지 았았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 들었습니다. 그의 노래 중에서 몇 안 되는 밝은 노래 ‘일어나’를 틀어봅니다.

 

일어나

– 김광석

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위를
뜻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수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끝이 없는 말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인정함이 많을수록
새로움은 점점 더 멀어지고
그저 왔다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매일 흔들리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 있는걸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가고
햇살이 비치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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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 Sh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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