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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의 워킹홀리데이 호주에서 일한 지난 7개월

  • State: WA
  • 작성자 이름: 김진옥
  • Listed: 2016년 10월 4일 오후 2:02
  • 마감: 187 days, 3 시

내용

사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무턱대고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외국에서 한번 살아 보고 싶었던 가벼운 목적도 있었지만, 내가 외국에서 일을 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다. 호주에서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는 기회만 있다면, 앞으로 호주에서 살고 싶었다. 막상 호주에 와서 보니 내 영어는 생각보다 수준 이하였고, 영어를 네이티브만큼 잘 하지 않는 이상 IT계열에서 일을 하기란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한국인들끼리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니까 영어는 더 어려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호주에서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겠다는 꿈은 일찍이 접고, 일반적인 워홀러들을 위한 일을 찾기 시작했다.

퍼스에서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웬만한 에이전시는 다 등록하고, 벨몬트 오즈본파크 이날루 등 공장지대에 이력서를 돌리고, 검트리를 통해 아무리 지원을 해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어쩌다 연락이 오는 곳들에서는 무급 트라이얼 이후 버려질 뿐이었다. 심지어 한 호텔에서는 이틀 동안 트레이닝을 받았지만, 트레이닝 페이는 지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창 좌절하고 있을 무렵 에스페란스에 있는 육가공 공장에서 구인을 하는 것을 보고 지역이동을 결심하게 됐다. 그렇게 나의 공장 일은 시작되었고, 퍼스에 돌아와서도 치킨공장에서 일을 했다. 영어가 뒷받침된다면 호텔이나 레스토랑 카페에서 높은 시급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지만, 영어를 제대로 못하면 호주에서 워홀러가 찾을 수 있는 일은 결국 육체노동밖에 없었다. 공장에서 일하기란 예상처럼 쉽지 않았다. 일 자체도 힘든데 무거운 물건을 수시로 들어야 하고 하루에 똑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다 보니 팔과 허리에 무리가 왔고, 아침에 일
어나면 손이 퉁퉁 부어 양치질할 때 칫솔 잡는 것 조차도 힘들었다. 몸이 힘들다 보니 많은 워홀러들이 내가 이 낯선 땅에 와서 왜 이런 힘든 일을 해야 하는지 회의감을 느꼈다.

그럴 때 마다 각자가 가진 목표가 참 중요한 것 같다. 대부분은 돈을 목적으로 호주에 왔고 몸이 힘든 만큼 많은 돈을 벌어 각자의 꿈을 이루는 밑거름으로 쓰고자 했다. 어떤 친구는 한국에 돌아가 작은 레스토랑을 열겠다고 했고, 또 다른 친구는 호주에서 공부를 시작할거라 했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는 친구들은 힘든 일과 초라한 외국인 노동자 같은 삶에 좌절하고 방황했고, 한국으로 금방 돌아가버리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호주에서 힘들게 일해도 한국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한국에서는 수당 없는 끊임없는 야근과 사람 사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정신적으로 피폐했었는데, 호주에서는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했고 퇴근 이후 내 시간을 자유로이 쓸 수 있는 것이 정말 좋았다. 처음부터 돈을 목적으로 온 것도 아니었으므로, 단순히 외국에서 한번 살아보겠다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높은 시급으로 인해 짧은 시간 일해도 먹고 살 만큼은 벌었고, 호주의 여유도 즐겼고, 어학원을 다닐 수 있을 정도는 저축도 했으니 내 워홀 생활은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 남은 한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영어공부만 열심히 하면 내 워킹홀리데이의 목표는 다 이루는 셈이다.

나이를 먹고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한다는 것은 모험과도 같았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소중하지만 서른이 넘은 나이에 1년 혹은 2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보니, 시간낭비가 될까 봐 가장 두려웠다. 워킹홀리데이는 나이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기에 과감한 결심이 필요했다. 갈까 말까 고민하는 것은 결국 가고 싶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신중하게 결정하고 자신만의 목표를 정확히 가지고 워킹홀리데이를 온 친구들은 어떻게든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을 많이 보았다. 결국 후회 없는 워킹홀리데이를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이란 생각이 든다.

글 | 김 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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