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방문자! [ 회원가입 | 로그인

 

32살에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하기까지, 그리고 호주에서의 9개월

  • State: WA
  • 작성자 이름: 김진옥
  • Listed: 2016년 10월 4일 오후 1:35
  • 마감: 72 days, 19 시

내용

워킹홀리데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던 것은 대학교를 다닐 때 캐나다를 가는 친구를 통해서였다. 그때만해도 워킹홀리데이가 생소했었고, 등록금이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졸업을 하는 것이 목표였던 터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그렇게 빨리 졸업을 하고 첫 직장에 들어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기대했던 직장생활은 과도한 야근과 스트레스로 찌들어 갈 뿐이었고, 2년 7개월쯤 됐을 때 이대로 다니다가는 죽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건강도 많이 나빠졌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했다. 모아두었던 돈 중에 딱 반을 쪼개어 유럽여행과 어학연수에 돈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건강한 정신의 회복 없이 계속 일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 내 미래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럽여행에서 영어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후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갔는데, 그곳에서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준비중인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나 역시도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가고 싶었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즉흥적으로 호주로 갈 수는 없었고, 이미 6개월 정도 쉰 상태라 업무로 빨리 복귀하는 것이 나의 직장생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워킹홀리데이는 포기했지만 유럽여행과 필리핀 생활로 충분히 긍정적인 마음으로 되돌아 올 수 있었기에 또 다시 두 번째 회사에서 3년 7개월을 일했다. 즐거웠던 여행은 힘든 시간들을 견딜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지만, 한계가 다시 찾아왔다. 어쩌면 내가 일하던 분야가 개인의 시간은 개인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고, 야근과 주말 출근을 당연시 여기는 곳 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워킹홀리데이가 아니었어도 이직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이대로 이직해서 다음 회사에서 자리를 잡을 것인지, 마지막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할 것이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32살, 어디서든 내 입지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는 나이였다.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워킹홀리데이는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결국 이루지 못한 바람은 언제고 또다시 마음속에 일게 되어 있다. 이전에 포기했을 때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기회에 갈지 말지 또 고민하게 되었다. 항상 무언가가 할지 말지 고민이라면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맞다 고 생각한다. 워킹홀리데이를 다녀 온 이후 한국에서 좋은 직장을 찾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기도 했지만, 1년동안의 시간을 가치 있게쓴다면 발전한 모습으로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마음을 굳히고 일단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을 마친 후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 결정을 만류했지만, 나는 결정 전에 고민은 많이 하더라고 결정하고 나면 흔들리는 타입이 아니라서 계획대로 일을 진행했다.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것은 부모님이었다. 서른 넘은 딸자식이 결혼은 하지 않겠다면서 이미 부모님 마음 고생을 많이 시켰던 터라, 또 외국에 나가겠다는 말을 하기가 아주 힘들었다. 하지만 늘 혼자 결정하고 통보하는 내 스타일에 이미 길들여 지신 걸까 부모님은 잘 갔다 오라고 하셨다. 물론 거짓말도 좀 보탰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걱정하실 까봐서 호주에 어학연수를 간다고 했다. 호주에 오고 나서 일도 하면서 공부도 한다고 다시 말씀 드렸는데, 자식이 고생 할까 봐 전전긍긍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에 가슴이 좀 아프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응원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하다.

호주에 와서 워홀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한번도 내 선택을 후회해 본적은 없다. 내가 원했던 것이므로 후회가 없도록 목표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도 있지만, 애초에 너무 많은 기대는 접어두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호주에서 지내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항상 다짐했다. 일이 힘이 들 때면 일이 끝난 후 내시간을 가질 수 있는 환경에 감사했고, 말이 통하지 않을 때는 영어공부가 필요한 자극제라고 생각했다. 만약 호주에 오지 않고 마지막 기회를 또 다시 포기했었다면 한국생활에 지칠 때 마다 외국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었던 내 꿈을 놓친 것을 두고 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호주에서 살아본 덕분에 외국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싶었던 꿈이 막연한 동경이었음을 깨달았고, 오히려 한국에서의 내 삶을 되 짚어 보게 되었다. 한국에서 이룬 모든 것을 접고 외국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고, 미래가 보장된 기술 없이 영주권을 따기란 한국 생활보다도 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
다. 결국 어느 나라에서든 열심히 살아야 그만큼의 대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같다고 생각하며, 한국에서 일은 힘이 들어도 내 분야에 대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나쁘지만 않은 환경임을 깨달았다. 호주생활 덕분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한국에서 다시 일을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사진 | 김 진옥

Map

No Tags

  

Listing ID: 49657f33e8b377a6

Report problem

Processing your request, Please wait....

답글 남기기

  • 글을 게시하기 전에 공지사항을 꼭 숙지해주세요

    • 공지워킹홀리데이는 호주워홀을 꿈꾸고 있거나, 호주에서 활동하는 워홀러라면 누구나제한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하는 도덕적 행위에 어긋나는 행동 및 도배, 상업성 게시 글 등에 
관해서는 제한되오니
이 점 참고하시어 서로 정보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깨끗한 공간으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 워홀러 상담원

    퍼스(WA) 장수근 상담원 0404 938 563
    멜번(VIC) 백준호 상담원 0411 549 907
    론세스톤(TAS) 심재기 상담원 0405 796 095
    아들레이드(SA) 김도영 상담원 0430 458 456
    브리즈번 (QLD) 김용성 상담원 0403 252 609
    골드코스트 (QLD) 강석인 상담원 0401 343 282
    케언즈 (QLD) 박경미 상담원 0423 692 519

    * 워홀러 상담원은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해당 지역의 워홀러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이나 애로사항을 상담 받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해당 워홀러를 연결시켜주는 역할도 담당합니다~

    * 해당 지역의 워홀러들의 어려움과 희망 사항을 주시드니총영사관에 전달하여드립니다.

  • 가장 많이 본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