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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정말 지겨웠던 알바 노예 인생

  • State: NSW
  • 작성자 이름: 송미경
  • Listed: 2016년 11월 9일 오후 4:26
  • 마감: 288 days, 6 시

내용

설레는 마음으로 웨이츄리스 일을 시작했고, 여러 가지 서빙 경험이 많은 나에게 중국집 메뉴는 너무 단순해서 이틀 만에 완벽적응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삼일 째 되는 날은 사장님이 믿음이 가셨는지 일을 보러 나가시고 혼자서 낮에 가게를 보기도 했다. 가게는 늘 장사가 잘 돼서 사람이 아주 많아 밤에는 뛰어다니며 서빙을 할 때도 많았다. 그리고 주급으로 900불을 받을 수 있어서 돈이 잘 모일 것 같아 좋았지만, 주6일 동안 가게에 하루에 12시간씩 있어야 했어서 쉽게 돈 벌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구나 싶었다.

하지만 돈 욕심이 났던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뭐든 좀 빨리 익히는 편인 나는 적응이 빨라 장점이 있지만, 쉽게 지루해하고 끈기가 없는 단점을 갖고 있다. 하루에 가게에 있는 시간도 너무 길었고, 빨리 적응한 탓에 2주가 지나고는 정말 지겹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정말 매일 먹던 중국집 음식도 너무 지겨웠다. 그리고 너무 바쁜 가게 덕분에 몸도 너무 피곤했다. 그냥 잠만 자고 일만 했는 것 같다. 그리고 주급임에도 불구하고 지각도 여러 번 해서 혼도 났었는데, 사장님도 잘 한다고 약간 봐 주시기도 했다. 근데 3주차에 들어서는 아침마다 정말 너무 가기 싫었었다. 외국인 손님들이 온다고 해도 항상 쓰는 영어는 같을 뿐이어서 새롭지가 않았다. 오히려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곳의 펍에 가서 외국 아재나 친구랑 같이 맥주 한잔 하면서 얘기하는게 더 즐거웠던 것 같다. 그렇게 점점 하기 싫어지는 마음이 커지고 나의 지각은 밥 먹듯이 잦아졌다. 사실 그렇게 하기 싫으면 내가 먼저 관뒀어야 했는데, 돈이 포기가 안됐다. 그리고 피곤해서 아침에 알람을 못 들을 때도 있어서 속상하기도 했다. 나는 잠귀가 많이 어두운 편이기 때문이다.

사장님도 분노 게이지의 정점을 찍을 때 한번만 더 지각을 하면 자동 노티스라 생각할 거라고 하셨고, 나도 당연히 수긍했다. 그리고 자꾸 스트레스 드려서 죄송하다고 마치고 가면서 얘기하니 사장님은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솔직히 사장님은 정말 좋은 분이셨다. 그런데 그렇게 경고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조금 안 좋았었다. 그리고 알람을 듣지 못해 40분 정도를 지각했다. 5분, 10분 지각이 아니고 이건 뭐 역대급 지각이려니 싶었다. 정신력 부족인 나를 어떡하면 좋나 싶었고, 그냥 출근길에 생각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구나! 여하튼 그 가게에서 그렇게 마지막 주를 보냈고, 돈 욕심이 나더라도 좀 적당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날 사장님께 지금까지 잘해주셔서 감사하고 스트레스 드려 죄송했다고 하니까 진짜 너는 지각 말고는 완벽하다고. 그건 고쳐야 되는거야! 수고했어. 라고 따끔하게 충고도 해주셨다.

내가 자초한 일이라 할말 없는 결과이지만, 짤리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듯 약간은 꿀꿀했다. 하나 좋은 건 내일부터 일을 안하고 푹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나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장문의 문자를 받았다. 문자 내용은 이랬다.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마지막까지 열심히 일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그리고 나랑 지내면서 잘 맞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시드니에서 생활하면서 힘들거나 하면 언제든지 술 사줄 테니까 사장님 호칭 떼고 언니라고 부르라는 내용이였다. 그 문자를 받고 나는 울었었다. 사실 나도 언니랑 얘기할 때 성향이 비슷해서 너무 좋았고, 같이 일하면 손발이 잘 맞는 것 같고 언제나 친절한 언니의 태도를 보면서 느낀 것도 많다. 그리고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언니는 나보다 성실했다는 거다. 사실 어딘가에서 일을 할 때 일하는 능력으로 칭찬을 받은 적이 많아서 나는 지각을 용서 받은 적이 많았다. 효율은 있지만, 성실함은 찾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근데 언니를 보면서 완벽하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뭐… 자기 가게가 되면 더 애정이 가니 그럴 수 있기도 하지만 내 생각에 언닌 다른 곳에서 일 해도 자기 일처럼 할 사람이 였다. 나도 다음 가게에서는 저런 사람이 돼야지. 꼭 고쳐야지 나의 이 고질적인 악습관을… 다짐했다. 사실 여기 일 때문에 지금 일하는 곳에서의 나의 목표는 지각 악습관을 뜯어고치기 였다. 거의 90%가 고쳐진 것 같다. 지각을 고치니 시급도 한 달도 안됐는데 올려주시고, 여러 가지로 인정받고 매니저도 권유 받고 있다. 성실한 건 일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구나 싶었다. 어떻게 보면 다 언니 덕이다. 귀국 전에 나는 다시 시드니를 방문할 생각인데, 그 때 사장언니를 한번 뵈러 갈까 싶다. 나도 저렇게 남한테 영향을 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돼야지! 그리고 난 이제부터 쉬는 구나!!!!!!!!!!! 야호 하며 잠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한 일주일을 잠만 잤던 것 같다. 당분간은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놀러나 다녀야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때 마침 워홀러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는데 로드트립 동행자를 구하는 글을 발견했다. 3주 후의 출발이었고, 멜번에서 퍼스까지가는 여정으로 가는 계획이나 동선이 다른 글들에 비해 구체적으로 적힌 글이었다. 나는 이거다! 싶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로드트립이라는 것 자체가 그냥 너무 설레일 것 같았고 호주의 진정한 여행은 로드트립이라는 말을 익히 들어봤었다. 또한 목적지가 마음에 들었다. 퍼스는 내가 호주에 오기 전 시드니로 갈 것 인가 퍼스로 갈 것인가 고민하고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이 꿀꿀한 상황들을 모두 접고 내 영혼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싶었다. 정말 나를 위한 글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로드트립을 결심했고, 떠나기 전까지 시드니에 있으면서 가보고 싶고 먹어보고 싶던 것을 출발전에 최대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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